이 달의 핫이슈

한 지붕 두 가게!

규제의 벽을 깨, 희망의 공간으로

숍인숍, 도대체 뭔가요?

커피와 자동차.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아이템이 한 가게 안에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며 새로 나온 자동차를 구경한다. 이뿐만 아니라 구매를 위한 상담까지 한 자리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니 두 아이템의 콜라보레이션이 의외의 광고효과를 내는 셈이다.
이처럼 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숍인숍이 인기를 끈 지 오래 되었다. 과거 숍인숍은 관련된 제품, 비슷한 분야의 아이템들을 함께 파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취급품목에 대한 경계도 많이 허물어졌다.

숍인숍의 장점은 단연 경제성이다. 건물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투자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수의 아이템으로 비수기 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도 있다. 적절한 두 가지의 아이템이나 브랜드가 공존할 경우 경제성뿐 아니라 소비자의 접근성, 만족성까지 높아질 수 있다. 불황의 여파 속에 새로운 창업 트렌드가 되고 있는 복합 매장 숍인숍!
하지만 그동안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있었다는데…….

벽에 가로막힌 숍인숍

지난 해 12월, 김지연 대표는 플로리스트인 아내와 함께 플라워 카페 창업을 결심했다. 비수기와 성수기가 극명한 꽃가게에 커피숍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커피와 꽃이라는 아이템들이 커피의 주 소비자인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지연 대표는 꽃집은 소매점으로, 카페는 휴게음식점으로 두 개의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임대받은 점포 두 곳의 인테리어 공사도 마무리했다.
사업자 등록은 두 개를 냈지만 하나의 가게에서 팔아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에 비용을 들여 확장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부푼 꿈은 규제의 벽에 가로막혔다. 시청 직원들은 실사 후, 다시 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 14에 따르자면 ‘식품접객업의 영업장은 업종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과 분리되어야’ 했다. 즉, 카페의 영업공간은 다른 업종과 사방이 칸막이로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행법에 따른다면 카페에서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의류나 책 등을 함께 파는 업체들은 모두 불법인 셈이다. 커튼이나 자바라, 파티션을 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규제의 벽은 높았다.

벽을 두고 운영하라는 말은 사실상 매장을 두 개로 나누어 운영하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애초에 계획했던 숍인숍 카페와는 거리가 먼 판매형태였다. 지키지 않을 경우 시설개수명령을 받게 되는 상황이었다. 시설개수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일 영업정지를 받고, 4차례의 영업정지를 받은 후에도 개선하지 않을 경우 폐쇄조치가 내려지는 명령이다. 결국 김지연씨는 꽃 파는 것을 포기하고 커피숍으로만 매장을 운영해야 했다. 꽃은 커피숍을 꾸미는 인테리어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김지연 대표는 곧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예정대로 플라워 카페로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도대체 그 사이, 어떤 일이 생긴 걸까?

식약처, 규제의 벽을 깨다

최근 숍인숍 매장이 늘어나면서 영업장 분리와 관련된 규제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관계부처에서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가장 먼저 앞장 선 곳은 중소기업청이었다. 2015년 6월 24일 중기청은 중소기업 현장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역시 숍인숍 규제 완화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중기청은 즉각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규제 개선을 요구했다. 식약처 입장에서도 소상공인들의 창업여건을 개선할 수 있어 긍정적인 입장이었지만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위해 규제를 쉽게 풀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제품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음식을 섭취하는 국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9월 9일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별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도 숍인숍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숍인숍 규제에서 완화까지!

많은 검토 끝에 지난 해 12월, 위생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일부 업종에만 분리 규정을 유지하고 그 외 업종에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계속되고 있다.

뭐가 바뀐 건가요? 식품위생법 관련 개선 Before&After

개혁 후, 이렇게 달라졌다!

[Interview] 플라워카페 ‘루즐리인더원’ 김지연대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정책 조정과 김종수 사무관은 이번 규제 완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규제 경감으로 소비자의 편의가 제고되는 것은 물론 영업자의 시설투자비용 경감으로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계부처와의 협업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규제 개선 체감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규제의 벽을 허물고 더 넓어지는 숍인숍.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줄 희망이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규재개혁법무담당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