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토리

불량식품 근절보다 뭣이 중헌디!?

식약처 기동단속팀 단속 스토리

부산 기장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옵니다. 아직도 펄떡이는 싱싱한 생선들을 지나치자 얼음 사이에 누워있는 생선들이 등장하고, 그 뒤론 단풍처럼 울긋불긋 물든 젓갈의 세상입니다.
이곳의 수많은 젓갈 중 기장을 대표하는 젓갈은 무엇일까요. 답은 ‘멸치젓’입니다. 기장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멸치에 소금을 뿌려 푹 삭인 멸치젓은 전국에서도 최고로 칩니다.
하지만 이곳의 상인들과 기장 멸치젓이 탄탄대로만 지나왔던 건 아닙니다.
“말도 마요. 지난 겨울에는 불량젓갈 문제로 매출이 바닥이었어요.”
기장시장은 2015년 ‘구더기 젓갈’ 문제로 큰 시련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일부 불량 영업자들 때문에 기장 멸치젓의 신뢰가 추락했기 때문인데요.

김수만씨(가명)와 기장군청이 시련을 극복하고, 기장 멸치젓갈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었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해볼까요?

‘젓갈’이 2016년 식약처 「불량식품 뿌리뽑기 프로젝트*」의 한 품목으로 선정되면서 김수만씨와 정부의 개선노력이 본격화되었습니다.
* 사전 예방적인 교육·홍보활동과 함께 반복 단속을 실시하고, 개선이 불가한 업체에 대해서는 퇴출시키는 위생관리 프로그램

처음엔 다소 잡음도 있었습니다. 김수만씨를 비롯한 시장 상인들은 ‘젓갈’이 식약처 중점관리 품목으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에 ‘단속 때문에 우리만 피해 입는 거 아니냐’란 반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설명회 및 간담회 등 지속적인 소통 노력으로 이러한 오해는 서서히 풀리게 되었고, 김수만씨는 잘못된 행동 하나로 산업 전체가 타격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과 기장 젓갈만큼은 내 손으로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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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량젓갈 뿌리뽑기 교육·홍보 캠페인 실시, ‘16.3~4월 >

기장시장의 첫 변화는 올해 1월 구성된 ‘기장 젓갈 관리 TF'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김수만 씨는 다른 상인들과 함께 참여해 불량젓갈 모니터링 강화 등 본격적인 자정활동을 개시했는데요. 가정집에서 본인들이 먹기 위해 만든 젓갈이 판매되는 일 없도록 3월부터 스티커를 부착하여 관리하기 시작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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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소비용 스티커가 부착된 젓갈 숙성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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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수 젓갈 제조업체 견학을 통한 벤치마킹, ‘16.5월 >

기장군청의 도움으로 우수 젓갈제조업체를 견학할 기회도 생겼습니다. 김수만 씨와 상인들은 기회를 살려 작업시설 및 공정 등을 벤치마킹하며 위생관리 인식을 제고할 수 있었습니다.

8월에는 재래식 숙성조가 현대식 시설로 새롭게 정비되었습니다. 그동안 숙성조 교체 필요성을 제기해왔던 모두를 기쁘게 한 사건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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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래식 숙성조(좌측)를 현대식 숙성조(우측)로 개선 >

기장군청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4월부터 월 1회씩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을 동원하여 주기적인 점검 활동을 강화한 게 대표적입니다.

<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의 점검 모습 >

상인들과 기장군청 모두의 노력은 관리 사각지대에서 젓갈 숙성조를 야적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던 무등록업소들을 제도권 내로 편입하는 드라마틱한 변화까지 일으켰습니다.

정부와 상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위생관리에 최선을 다해 실추된 기장 멸치젓의 명성을 되찾은 이야기. 개인의 이익에 앞서 소비자가 우선되어야 함을 인지하는 한, 이들을 향한 신뢰는 차곡차곡 쌓여갈 것입니다.

참, 김수만 씨가 바쁜 와중에도 동업자들에게 한마디 전해달라고 하네요.

“조금이라도 ‘이건 못 먹겠다’ 생각이 들면 팔질 않아요, 내가 못 먹을 걸 남한테 팔면 안 되지. 그것보다 뭣이 더 중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