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긴다. 이를 증명하듯 길거리의 카페들이 밤늦도록 여기저기서 불을 밝히고 있다. 커피에 조예가 깊은 사람은 커피를 내리는 방법과 바리스타의 손놀림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진다고 한다. 때문에 이들은 각자의 기호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커피를 찾아 즐긴다.

글 경인지방식약청 의료제품실사과 박동일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의약품의 효능·효과나 품질이 제조사마다 다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을 때 A약을 먹으면 혈압이 잘 떨어지지 않는데 B약을 먹으면 혈압이 과도하게 떨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기호의 차이 이상의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식약처가 도입한 제도가 바로 GMP이다. 그럼 GMP는 무엇일까? 한 친구와 이야기하던 도중 GMP를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GMP를 ‘Good Morning Pops’의 약자로 알고 있었다. KBS라디오에서 방송하는 이근철의 굿모닝팝스 프로그램 명칭과 혼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GMP라는 용어는 일반인에게 낯설고 의미를 알기도 어렵다. 의약품 분야에서 말하는 GMP란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의 약자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말한다.

앞서 커피이야기가 나왔으니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예를 들어 GMP를 이해해보자.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은 커피산지가 에티오피아인지 콜롬비아인지, 종은 아라비카인지 로부스타인지 등 원료부터 깐깐하게 따지고 들어간다. 영화 ‘버킷 리스트’를 보면 주인공이 루왁커피(Kopi Luwak)를 즐겨 마시는데, 이 커피의 원료는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고 배설한 커피콩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에서 100g에 50만 원 이상을 호가한다고 하니 원료의 중요성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GMP에서도 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약품에 대한 검증을 수행한다. 원료 입고 및 보관 시에 따른 각각의 관리 사항을 점검하고 원료에 대한 시험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한다.

커피 원료가 확보되면 이제 이를 가공하기 위한 커피머신이 필요하다. 이 커피머신이 스팀을 제대로 뿜어내고, 적절히 관리되어야 품질 좋은 커피가 완성될 것이다. 의약품도 마찬가지다. GMP를 통해 제조기계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고 꾸준히 관리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청소가 적절히 수행되는지를 조사하여, 우수 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는 기틀을 확보한다. 이와 더불어 적합한 청정도를 유지하고 대한민국약전 등에서 규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제조용수를 사용하는지 점검한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는 급속히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국제연합(UN)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인구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한다. 2050년에는 평균 연령이 53.9세가 되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국민의 보건에 직결되는 의약품의 중요성도 우리의 기대수명만큼이나 나날이 증가할 것이다. 식약처는 GMP를 통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