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귀성길과 귀향길, 차량으로 다니다 보면 차안에 먹다 남긴 페트병 음료수가 있는 것을 발견한 적 있을 것이다. 안의 음료를 마시려다 문득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걸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페트병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글 윤상순 첨가물포장과

음료용 페트병, 과연 안전할까?

최근 언론에서는 페트병을 ‘악마가 준 물 주머니’처럼 이야기한다.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류, 안티몬, 포름알데히드 및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유해물질이 페트병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애꿎은 페트병만 그야 말로 뭇매를 맞고 있다.
말 못하는 페트병의 신음 섞인 넋두리가 들리는 듯하다. “내 잘못도 아닌데, 편해보자고 날 세상에 불러낸 건 인간들이고, 인간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목숨을 다하도록 봉사하고 있는데, 날 이리도 두들길 수 있는 건가?”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이같은 페트병의 누명을 벗기는 사업을 했다. 과연 페트병은 무죄일까, 유죄일까? 그 흥미로운 내용 속으로 들어가 보자.
식약처에서는 생수, 음료수, 주류 및 유지 제품 등을 저장·보관하는데 사용되는 페트병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조건은 실생활과 유사한 상황, 또는 고온에서 보관하거나 여름철 햇빛에 오래 방치해둔 상황 등 다양한 상황들을 가정해 진행되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페트병이 유해한 것이 아니라 페트병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잘못이 있었다. 어느 집에나 있는 TV,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의 가전제품에는 사용자 매뉴얼이 따라다닌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지키려한다. 하지만 페트병의 용도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고 있었다. 조사 결과 페트병에 비스페놀 A, 프탈레이트류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안티몬, 포름알데히드 및 아세트알데히드는 저장기간, 온도, 햇빛 노출이 증가할수록 그 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안전한 수준이었다.
이를 쉽게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페트병을 원래 용도대로 한 번 쓰고 나면 바로 폐기할 것, 손에 뜨거움이 느껴지는 55℃ 이상의 식품은 담지 말 것,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할 것, 차 안에 장시간 방치하지 말 것”이다.
한 줄 한 줄 살펴봐도 페트병의 무죄가 확실하다. 페트병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생길 노릇이다.

페트(PET)병에 대한 몰랐던 사실! Q&A

Q1. 특히 음료수 병 용도로 페트병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페트병은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뛰어납니다. 다른 플라스틱보다 탄산가스나 산소의 차단성이 높아 내용물을 보존하는데 유리하며, 투명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유리병과 달리 깨지지 않습니다.
※ 페트(PET) :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terephthalate))의 약자로 테레프탈산 또는 테레프탈산메틸에스테르와 에틸렌글리콜을 중합하여 만든 플라스틱의 한 종류

Q2. 페트병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페트병은 원료가 되는 쌀알 크기의 페트 칩(chip)을 녹여 1차 중간 제품인 투명한 시험관 모양의 프리폼(preform)을 만듭니다. 그 다음 병 입구에 열 변형 방지를 위한 열처리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약 100℃로 미리 가열한 금형 속에 프리폼을 넣고 공기를 불어넣어 최종 제품을 만듭니다.

* 탄산음료용 페트병 제조공정의 예

Q8. 사용한 페트병을 재사용해도 안전한가요?
사용한 페트병을 재사용 한다고 유해물질이 용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입구가 좁아서 깨끗이 세척하고 건조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미생물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회 사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니 가급적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9. 페트병 라벨의 글씨가 간혹 찌그러져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간혹 페트병 글씨가 찌그러져 보여 제품 이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재활용이 쉽도록 페트병 라벨로 페트(PET)나 폴리스티렌(PS) 재질의 수축라벨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병의 디자인에 따라 오목하거나 요철이 있는 부분은 글씨가 수축되어 찌그러져 보이는 것으로 제품의 품질과는 무관합니다.

Q10.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담으면 하얗게 변하거나 찌그러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탄산음료병이나 생수병의 경우 병 제조 시 열처리 과정을 별도로 거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약 55℃ 이상에서 물리적 변형이 발생하게 됩니다. 뜨거운 물을 담으면 찌그러지거나 하얗게 변하게(백화) 되는데, 이는 유해물질 용출과는 무관합니다. 제조 시 열처리 과정을 거친 오렌지주스용 페트병은 90℃ 정도의 뜨거운 물을 담아도 병의 변형이 발생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