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온으로 인해 식품 위생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여름철.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승희 처장은 식품 안전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8월 12일, 어묵제조업체인 ㈜늘푸른바다(이하 늘푸른바다)를 방문해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글 편집부

국민의 먹을거리 안전 위한 현장점검 실시

복날 무더위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여름의 끝자락, ‘부산의 맛’의 대명사격으로 손꼽히는 어묵을 제조하는 기업 <늘푸른바다>는 식약처 김승희 처장의 방문을 앞두고 들썩였다.
8월 3일부터 각 지자체는 어묵 제조 가공업체들의 식품안전 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 역시 여름철 무더위로 인해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아지는 만큼 제조업체 중 한 곳을 찾아 위생 상태를 점검했다. 관리 실태와 더불어 각 업체의 애로사항 등을 직접 듣고자 현장방문 및 간담회를 실시 한 것이다.
이번 간담회 참석자는 식약처 김승희 처장을 비롯해 양진영 식품안전정책국장, 한상배 식품관리총괄과장, 늘푸른바다 김형광 대표, 이웅관 이사, 장병근 상무, 지영애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 11명. 식품위생을 위한 의견을 나누고자 마련된 자리인 만큼 유연한 분위기 속에서 인사가 오가고, 이어 늘푸른바다 측의 회사 소개로 본격적인 간담회가 시작됐다.
김형광 대표는 지난 1963년 고래사라는 명칭으로 회사를 설립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어묵 생산 시스템의 변화를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지금도 철저한 관리와 적극적인 제품 개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꾸준히 이어지는 위생관리 노력을 강조했다. 이에 김승희 처장은 “어묵은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반찬이자 학생들이 출출할 때 간식으로 많이 먹는 음식인 만큼 위생안전이 특히 중요한 식품”이라며, “기업이 책임의식을 갖고 위생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김 처장은 탁상행정과 과도한 규제로 현장 기업인들이 겪는 불편에 관심을 가지며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줄 것을 주문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합니다. 산업체와 기업체 분들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하는 건 마찬가지죠. 오늘은 현장점검과 함께 실무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그러니 문제가 있으면 이야기 뭐든 해주십시오. 적극 수용하고 개선함으로써 기업에 도움을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묵의 발전 가능성 및 방안 논의

일반적으로 ‘어묵’ 하면 납작한 네모나 길쭉한 형태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어묵은 정형화된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간담회장에 전시된 늘푸른바다의 대표 어묵 제품들만 해도 모양은 물론 맛과 가공 형태가 각양각색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리 준비해둔 어묵 제품 시식도 시간도 가졌다. 생선살로 만들어 단백질 함량이 높은 어묵면, 발상의 전환으로 한 끼 식사로 탄생한 어묵초밥, 건강한 간식거리인 어묵크로켓, 쫄깃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인 어묵회 등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다양한 한상이 차려졌다. 김 처장은 깔끔하게 포장된 어묵 제품의 상태를 높게 평가했다. 또한 생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요리 아이템을 개발한 업체의 노력에 찬사를 감추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쫄깃할 수가 있죠? 정말 맛있네요. 포장도 아주 깔끔하고 편리하게 되어 있어서 가정에서 이용하기 아주 유용할 것 같습니다.”

김 처장의 호평에 덕분인지 간담회의 분위기는 더욱 열기를 높여갔다. 함께한 참석자들은 어묵 생산 전반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특히 김 대표는 “늘푸른바다는 어묵 생산에서 위생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2002년 SGS HACCP 인증, 2006년 식약청 HACCP 인증을 획득했음을 자랑스레 밝혔다.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맛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철저한 위생관리는 물론, 신선한 원재료 사용부터 어육살 가공제조시설 등 설비상의 노하우가 모두 어우러졌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먹을거리를 만드는 회사인 만큼 개인의 아닌 국가의 회사라는 마음으로 맛과 위생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위생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현장 답사

참석자들은 간담회에서 설명을 들은 제조 공정을 보다 밀접하게 이해하고 위생관리 실태를 직접 살펴보고자 현장답사를 실시했다. 실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곳인 만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위생복장은 필수이다. 위생복으로 완전무장한 채 공장 안으로 들어가니 눈앞에는 각 과정별 기계 시스템이 길게 펼쳐졌다. 생산의 기본은 영하 18℃ 이하 냉동고에 보관된 연육을 배합해 일정한 크기와 중량으로 성형한 다음 깨끗한 대두유에서 알맞게 튀겨내는 것이 다. 그 후 탈유 과정이 특히 주목할 만한데, 늘푸른바다는 국내 최초로 전체 생산라인에 흡입식 탈유 시스템을 도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실 우리나라는 일본에서 위생상 문제로 약 30년에 사라진 스펀지형 탈유기가 여전히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늘푸른바다 김 대표는 직접 일본까지 가서 흡입식 탈유기를 구입해왔다. 놀라운 것은 단순히 구입해 온 탈유기를 설치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어묵 형태에 맞게 자체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위생과 안전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냉각기 역시 국내 최초로, 일본기업과 기술과 제휴한 오토 컨트롤 워싱 냉각기를 사용 중이다. 각 시스템을 설명하는 김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심감이 느껴진다.

“일자 평면구조형 냉각기는 기존의 다단식보다 냉각 성능이 우수함은 물론 청소와 유지 관리도 매우 편리합니다. 매일 자동세척 기능으로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미생물 오염을 철두철미하게 방지하고 있습니다.”
약 30분 동안 현장 곳곳을 점검하며 김 대표의 부연설명을 들은 김 처장은 “생산에만 몰입하다보면 위생환경에 소홀할 가능성이 있는데, 늘푸른바다는 작은 부분까지 짚어가며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만족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맛과 영양이 아무리 훌륭해도 위생에 문제가 있으면 모든 게 사라지는 것인 만큼, 원료에서부터 제품 출고 및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철저히 관리 감독함으로써 앞으로도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 생산을 위해 노력해 주세요.”
모든 일정을 마치고 늘푸른바다를 나서는 김 처장은 “오늘 논의된 내용들은 모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적극 반영할 것” 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요구 사항들에 대해서는 진행 가능 여부를 납득할 수 있는 메시지와 함께 반드시 답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이러한 현장점검과 소통을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먹을거리 안전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