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 생활속식의약

글 부산식약청 수입관리과

무더운 여름철에는 밤이 길어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무더위에 시달리는 밤에는 배가 출출한 것 또한 인지상정. 특히 주말저녁 시원한 바닷가나 야구장을 방문할 때 필수 아이템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 즉석에서 바삭하게 튀겨낸 통닭! 남녀노소 통틀어 통닭, 아니 ‘치느님’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다이어트에는 최고의 적임에 틀림없지만, 언제나 마주치면 싸울 의지를 잃게 만들고, 정신을 차리고 나면 연전연패는 당연할 정도로 막강한 ‘치느님’...

소비자들이 통닭을 일컫는 이 ‘치느님’이라는 신조어가 소비자들 사이에 익숙하게 된 지도 꽤 오래전이다. 88만원 세대와 고달픈 직장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회식메뉴 또한 단연 ‘치느님’, 그들의 앞 세대들이 퇴직하고 가장 손쉽게 자영업으로 선택하는 것 또한 ‘치느님’, 아빠가 야근 후 늦은 퇴근 시간에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 사가는 것도,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배달일선에 뛰어든 청년들이 주로 배달하게 되는 것도 ‘그님’의 배달이고 보면,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하면서, 닭고기는 이제 전통적인 먹거리로써의 소비를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을 대표할 정도로 상징적인 축산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닭고기중 상당부분이 수입산 인 것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수입가격 또한 국내산의 3분의 2 수준이다 보니 소비량 급증에 발맞추어 수입량 또한 폭증하고 있다. 국내산을 소비하는 것이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길이겠으나, 현실적으로 수입산 닭고기 소비를 피할 수 없다면 그에 대하여 정확히 알아보고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먼저 통계적으로 수입닭고기 현황을 알아보자.

우리나라의 닭고기 소비량은 2012년도 기준 1인당 15kg 정도로 일본과 비슷하고 중국보다는 2배가량 많으며, 미국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이다.(지육기준, 한국육계협회통계참조) 하지만 십년 전인 2005년부터 통계를 보면 일본과 중국은 소폭증가, 미국은 소폭감소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증가율이 해마다 늘어 가파른 상승세(2005년과 비교할 때 2012년은 60%정도 소비량이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우리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하여 육류소비가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식생활 수준의 증가로 인하여 웰빙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닭고기는 다이어트식품이면서 3저 1고(저지방,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 고단백)의 건강식품이라고 알려진 점 또한 소비량 증가에 영향을 주었으리라고 생각된다.

수입국별로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도 기준으로 미국 67,645톤, 브라질 52,460톤, 덴마크 4,485톤, 기타 357톤 등으로 주요 수입국은 몇 개국으로 한정되어 있다. 눈여겨 볼 사항은 최근 몇 년 사이 브라질이 전통적인 닭고기 수입국이었던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2004년부터 조류독감으로 인하여 태국산 닭고기가 전면 수입금지(열처리제품제외)되고 미국산 또한 조류독감여파로 물량이 줄어든 틈을 타 2007년부터 수입량이 증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미국과 브라질이 닭고기 수입국 1,2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미국산이 조류독감으로 인해 수입금지조치가 되는 기간 동안은 브라질산이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한다.

이제 평상시 수입닭고기에 대하여 궁금했던 점들을 정리해보자. 국내산만을 소비할 수는 없는 현실에서 어쩔 수없이 수입닭고기를 소비해야 한다면 최대한 잘 알고 먹는 것이 현명한 방법 아니겠는가? 17년 경력의 수입축산물 검사담당 K주무관과 함께 소비자들이 수입닭고기에 대하여 많이 궁금해 하는 사항들을 문답식으로 엮어보았다.

1. 수입닭고기에 들어있는 각종 유해물질, 과연 철저히 걸러지고 있는가?
최근 건강한 축산물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수입닭고기가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위해물질을 이야기 할 때 흔히 ‘항생제’를 떠올린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닭고기는 모두 무작위로 정밀검사(성분분석검사)를 거치게 되므로 유해한 물질이 검출될 경우 부적합 판정을 받고 국내유입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항생제, 향균제, 농약 뿐만 아니라, 보존료(아질산이온), 타르색소 등의 첨가여부도 식품 첨가물 사용기준에 따라 엄격히 검사하고 있으며 미생물의 오염도(예: 세균수, 대장균군, 살모넬라, 크로스트리디움 등)또한 무작위표본검사에서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2. 고병원성 조류독감(AI)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닭고기가 수입되고 있는지?
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지난해 1 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산 닭·오리 등 가금류와 가금육 수입을 금지했다. 참고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국가에서는 살아있는 조류, 병아리, 계란, 잠복기 기간 21일 안에 도축·가공된 열처리(70℃ 30분 이상)하지 않은 가금육 제품 등은 수입을 금지한다. 수입할 수 있는 닭고기 범위가 대폭 좁아졌다. 더군다나 수입의 경로가 다양해져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국가의 닭고기를 반드시 수입할 필요가 없으므로 수입물량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현재 브라질산이 미국산 수입량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3. 뼈 없는 수입닭고기는 브라질 산, 뼈 있는 닭고기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흔히들 브라질 산이라고 하면 닭 강정과 뼈 없는 닭고기를 떠올린다. 혹시 직장동료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치맥’을 한 턱 낼 때 ‘뼈 없는 닭보다는 뼈있는 닭이 품질이 뛰어나다던데...’하는 생각에 “사장님, 뼈있는 걸로 주세요!”하고 외쳐본 적은 없는가? 하지만 닭 뼈의 유무는 수입닭고기의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뼈 없는 수입닭고기가 브라질산인 이유는 ‘발골’을 하는데 드는 인건비가 미국보다 브라질이 싸기 때문이다. 즉, 뼈의 유무와 품질의 상관관계는 전혀 없다. 이러한 소문은 뼈가 있는 것은 국내산이고 없는 것은 수입산 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때문에 생긴 듯하다. 하지만 현재 수입닭고기는 뼈가 있는 것과 없는 것 모두 수입되고 있다. 국내산과 수입산의 구별은 뼈의 유무로는 할 수 없다.

4. 국내산 닭과 수입산 닭을 구별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답은 ‘가능하다’이다. 일단 원산지 표시를 잘 확인 하시면 된다. 그 외에 큰 차이는 신선도이다. 수입닭고기는 냉동 유통되기 때문에 약간 검붉은 빛깔을 띠며, 광택이 없다. 특히 수입 닭고기 중 다리부위는 주로 뼈가 포함되어 수입되는 실정으로 장기간 냉동으로 건조가 될 뿐만 아니라 냉동과정 중, 골수 속에 잔류하는 혈색소가 밖으로 나오는 것과 근육 속에 침투하여 산화함으로써 검붉게 보이는 특성이 있다. 또한 냉장육은 결대로 잘 찢어지는 반면, 냉동육은 툭툭 끊어지는 특징이 있으니 조금만 주의하시면 구분하기 어렵지 않으실 것이다.

5. 마지막으로 소비자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수출에 흥망을 걸고 있는 우리나라는 닭고기 및 축산물을 수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입은 어쩔 수 없더라도 절대 불량 축산물이 들여와서는 안 될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므로, 더욱 철저한 검사를 통해 불량 축산물국내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국민 식생활 건강 향상을 위해 이바지 할 것이다. 비록 수입닭고기를 소비하더라도 최소한 안전에 대해서는 마음을 놓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국민 식생활 건강 최전선에서 싸우는 건강지킴이의 역할로써 항상 긴장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으니 믿어주시면 너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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