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소비 트렌드는 끝없이 변화한다. 한때 막걸리 붐으로 막걸리 소비량이 증가하기도 했으며 ‘소맥’ 전용잔이 상품화 될 정도로 폭탄주가 유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도수가 낮은 술(저도주)과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은 최근 주류 시장의 대세라 할 수 있는 저도주 리큐르와 맥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글 주류안전관리기획단 정영훈

맛있는 저도주 열풍이 불다

저도주 열풍은 알코올 함량을 14도로 낮춘 롯데칠성음료의 ‘순하리 처음처럼’에서 시작되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공급량이 부족해 없어서 못 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이를 두고 ‘헝그리 마케팅’ 전략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제품에 들어가는 국내산 유자오일 수급에 차질이 있어 제품 생산이 원활히 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일반 소주에 유자 맛 음료를 섞어 먹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어찌됐건 이러한 현상은 요즘 사람들이 ‘쓰고 맛없는’ 고도주 대신 ‘맛있는’ 저도주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다른 소주 제조업체들도 유자맛, 자몽맛, 블루베리맛 등 잇따라 저도주 제품을 출시하며 저도주 경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러한 저도주 열풍은 다른 주종에도 옮겨져 평균 40도 이상이던 위스키 역시 35도로 알코올 도수를 낮춰 출시하기도 했다.

순하리 처음처럼은 소주가 아니다?

사실 ‘순하리 처음처럼’과 같은 술은 ‘리큐르’로 분류된다. 라틴어 ‘리케파세레(liquerfacere)’에서 유래한 프랑스어 리큐르는 ‘녹아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리큐르는 옛날 연금술사들이 증류주에 식물 약재를 넣어 만든 데서 시작되었다. 이것이 이후 수도승들이 만드는 혼성주로 발전했다. 혼성주는 곡류나 과일을 발효시켜 증류시킨 증류주에 향미 성분과 색소, 설탕이나 벌꿀 등을 첨가한 것이다. 오늘날 가정에서 담그는 과실주나 약용주가 모두 이 리큐르 범주에 속한다. 집에서 담그는 리큐르의 대표적인 예로는 매실주가 있다.

매실주를 제조할 때에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 에틸카바메이트(이하 EC) 줄이기에 유념해야 한다. EC 함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표면이 손상되거나 상한 매실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알코올 함량이 높을수록 EC 생성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도수가 낮은 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곳(25℃)에 보관하고 100일 후에는 매실을 건져내는 것이 안전한 매실주 만들기에 도움이 된다.

주류시장의 쌍두마차, 리큐르와 맥주

마지막으로 자가소비맥주는 판매용이 아닌 자가 소비를 목적으로 가정에서 제조하는 맥주를 뜻한다.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자가소비맥주의 재료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다.
안전한 자가소비맥주 제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척과 소독이 중요하다. 맥주 원료 및 제조환경이 미생물 증식에 좋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또 식약처 검사를 거쳐 정식 통관된 수입제품을 재료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식 수입 제품 여부는 ‘식품안전정보포털(www.foodsafety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인 담금 과정에서는 맥아를 분쇄할 때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유의하고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작업하도록 한다. 안전성이 입증된 유통기한 내 효모를 사용해 30℃ 이하 온도에서 발효시키도록 한다. 병입 시에는 반드시 맥주용 내압 유리병이나 내압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야 발효 과정에서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10℃ 이하 온도에서 저온 보관해야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다.